추가외전

학교 앞에 노란 스포츠카가 세워져 있었다. 보통 때라면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다. 그러나 차에 기대어 서 있는 사람을 보자 저절로 걸음이 멈추었다. 강성원이라고 했던가? 세 쌍둥이를 데리러 온 건가? 나와 상관 없는 일임은 확실했다. 그를 지나처 걸어가는 순간 옷자락에 저항이 느껴졌다. 뒤를 돌아보자 강성원이 나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었다. 말없이 옷자락...

그런 꿈을 꾸었다. 그 누군가는 사람의 머리를 든 채 달의 뒷면을 걷는다. 달은 바람이 불지 않아 지나간 자리가 모두, 발자국이다. 그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지만 그것은 이내 물고기가 되어 사어(死語)의 숲을 헤엄쳐 나간다. 그리하여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이름을 부른다. 나는 그대를 원망하지 않는다고, 단 한 번도 원망한 적 없노라고, 다만 내가 원망한 것이...

부제: 누구의 일기장인가 12월 x일 날씨: 눈 내 일기장의 이름을 드디어 결정했다. 아우렐리우스 르카레 괴테 카잔차키스. 무려 나흘 동안이나 결정한 결과다. 저 네 명의 이름을 선별하는 데 사흘이 걸렸고 배열에 이틀이 걸렸다. 이름조차 그렇다면 일기장을 고르는 데는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. 나는 가죽 장정으로 된 일기장 ...

장편소설 "늑대와 석류" 강성원 외전, R-15, 링크 자유배포, 자유 업로드

꿈을 꾸었다. 장대 꼭대기에 머리가 매달린 꿈이었다. 머리는 꽤나 정교하게 만들어져 아직 살아있는 사람 같았다. 속이 텅 빈, 진짜 사람 가죽으로 만들어진 머리. 다만 아름다워 누구든 그 머리를 소유하고 싶어지는 머리였다. 굵은 바람이 머리를 퉁퉁 내려칠 때마다 북이 찢기는 소리가 났다. 나는 발뒤꿈치를 높이 들어 장대에서 머리를 내렸다. 목 단면에 피가 ...